하나를 위한 두 개의 열쇠

타원형 캔버스 위에 두 개의 열쇠가 놓여 있다. 아래에 놓인 붉은색 열쇠에는 ‘1층 오른쪽 작업실 Atelier 1.OG rechts’이라고 쓰여 있고, 위에 놓인 초록색 열쇠에는 ‘1층 왼쪽 작업실 Atelier 1.OG links’이라고 쓰여 있다. 붉은색 열쇠는 장은의의, 초록색 열쇠는 울리히 쿠비악 Ulrich Kubiak 의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한 것이다. 장은의는 한국에서 온 여성 작가이고,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울리히 쿠비악은 독일 국적의 남성 작가로 왼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장은의는 세워진 캔버스 위에 오일 물감을 사용하고, 울리히는 눕혀진 종이 위에 수성 물감으로 그린다. 현재 함께 레지던시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반대 지점의 다른 세계로부터 걸어와 같은 점 위에 서 있다.

이 두 사람은 2017년 여름 3개월간 쿡스하펜 Cuxhaven에 있는 퀸스틀러하우스 임 슐로쓰가르텐 Künstlerhaus im Schlossgarten 레지던시에 참여한 후,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그들의 작업실을 대중에게 오픈하고 신작들을 소개한다. 이 소박하지만 특별한 전시는 서로 다른 것들의 얽힘이 만들어내는 균형과 조화 그리고 하나 one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두 사람은 여기 쿡스하펜의 레시던시에서 처음 만났다. 최근 몇 년간 일상의 사물들에 스며든 기억을 소환하는 회화 작업을 해온 장은의는 이번 전시에서 카네이션을 그린 연작을 소개한다. 서울에서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카네이션을 관찰하며 봉우리가 피고 지는 변화된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낸 것들이다. 이 작품들은 단순히 꽃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 누군가와의 관계를 상징한다. 레지던시에 머무르면서 만난 사물들을 그린 작업들도 있다. 레지던시 건물 특성상 항상 지니게 된 열쇠 뭉치를 동그랗게 펼쳐놓은 형태, 캔버스 위에 놓인 두 작가의 작업실 열쇠, 여러 개의 고무줄을 동그랗게 얽은 뭉치를 그린 작품들이 그것들이다. 

얽힌 고무줄의 동그란 형태에서 출발한 ‘원circle’ 연작들도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접시, 와인 잔과 같은 인공물에 내재된 ‘완벽한 원’과 살구, 포도와 같은 자연물의 ‘완벽하지 않은 원’이 서로 대립하며 고요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는 이 연작을 통해 불완전한 개별적 요소들이 결국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각화한다.

울리히는 자신 주변의 자연, 인물, 건물 등 여러 요소들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낸 후, 이를 수채화로 작업한다. 그는 가장 먼저 사진 속 형태들의 외곽선을 정교하게 따서 오는데, 쿡스하펜의 항구와 건축물들의 이미지를 작업실 모서리의 이미지와 합성하는 것처럼 때론 서로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병합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 위에 수성 물감으로 그리거나 떨어뜨리며 작업해 나간다. 그가 수채화를 사용하는 것은 작업의 모든 과정을 정직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붓터치와 자신의 손에 이끌려 만들어진 미세한 움직임의 흔적을 온전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채화 기법을 통해 시간성을 담아낸다. 화면 속 대상들은 분명한 형태를 드러내지 않고 모든 것들이 부유하는 듯 보이지만 중첩된 흔적들로 인해 가늠할 수 없는 깊이를 지니게 된다. 이와 같이 수성의 층들이 레이어된 울리히의 작업은 자연물과 인공물에 덧입혀진 기억과 시간을 함축하고 있는 듯 보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사진이라는 매체를 활용한 회화 작업을 한다. 이들에게 ‘그린다’는 것은 보이는 대상과의 영속한 ‘관계맺음’을 위한 행위이다. 카메라에 기록된 대상들에 더해진 ‘그린다’는 신체적 행위는 그 대상들에 담긴 기억과 의미들을 좀 더 깊숙이 행위의 주체에 각인시킨다. 눈과 손의 긴밀한 연결 속에서 이루어지는 특유의 노동은 이 두 사람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매혹적으로 다가왔고, 각각 해오던 설치와 사진 작업에서 벗어나 회화를 선택하게 했다.

이 둘은 이번 오픈 스튜디오를 위해 공동 작업을 제작했다. 풍선에 바람을 넣기 위해 두 사람이 번갈아 조금씩 숨을 불어 넣는 것을 반복하는 퍼포먼스이다. 장은의는 이것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가끔씩 레지던시 건물 창밖으로 보이던 결혼식의 모습을 영상에 담은 울리히의 작업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주체, 타인 그리고 세계가 완전하게 독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주체, 타인, 세계는 하나의 직물처럼 서로 얽혀 있다. 신체를 지닌 인간은 세계에 깊숙이 귀속되어 있고 타인과도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나의 어떤 감정이나 생각도 고립된 것이 없이 타인과의 교류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이다.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에서처럼, 우리는 온전한 자기만의 것을 가려낼 수 없다. 이번 오픈 스튜디오 전시는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작업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작품들은 그들이 이곳에서 머물렀던 몇 개월, 더 나아가 이곳에서 처음 만나기 이전 과거의 시간까지 포함해서 두 사람이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생각과 시간이 스며든 하나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이번 오픈 스튜디오 전시를 위해 많은 것들을 토론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었고 전 과정을 함께 만들어갔다. 풍선 퍼포먼스와 결혼식을 담은 영상들은 이번 전시의 과정과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주체와 타인 그리고 세계의 존재 방식을 환기시켜 준다.

정소라(큐레이터) 2017

Two Keys for One

There are two keys placed on an oval canvas. ‘Atelier 1.OG rechts (1F Right)’ is labeled for the red key in the bottom and ‘Atelier 1.OG links(1F Left)’ is labeled for the green key in the above. The red key is for entering into the space of Jang Unui and the green key is for entering into the space of Johannes Ulrich Kubiak. Jang is a female artist from Korea who paints with her right hand. Kubiak is a male artist from Germany who paints with his left hand. Jang uses oil paints on a standing canvas, and Ulrich uses water paints on a lying paper.

They both are participating in the residency together now but they walked from the other world on opposite sides then stand on the same spot. They have participated in Künstlerhaus im Schlossgarten residency in Cuxhaven for 3 months in summer 2017 and they will open their ateliers to the public and introduce their new pieces from 20th Aug. to 26th Aug. This simple but special exhibition conveys a story about balance, harmony and One formed by different things from one another intertwined.

The two have met first here at the residency in Cuxhaven. Jang, who has worked on paintings about objects of daily life which recollect memories steeped into there for recent years, introduces series works on carnations in this exhibition. These pieces began from Seoul while taking a detailed view of carnations to blandly illustrate sceneries how carnation buds burst into blossom and then fall. These series are not merely a representation of flowers but they symbolize the heart of someone and the relationship with someone. There are also painting works on objects that she met while staying in the residency. One is about a bunch of keys laid in circle that she always carried for accessing the residency, another is about the atelier keys of two artists on a canvas, and the others are about a bunch of rubber bands tangled round. Another series works named ‘Circle’ are inspired by those round shapes of entangled rubber bands and these series will be also displayed in the exhibition. These works form a silent tension under each condition of conflict between ‘perfect circle’ inherent to artifacts such as a plate and a wine glass and ‘imperfect circle’ from the nature such as apricot and grapes. Jang visualizes her own idea through these series works that every individual imperfect element is eventually connected into one.

Kubiak takes photographs of various elements from the landscapes around him such as nature, people, buildings and others then paints with watercolors. He firstly picks out outlines from the objects in the photographs then he sometimes merges disparate images like composing an image of the harbor and the architecture in Cuxhaven with an image of corners from the ceiling of atelier. Based on these initial works, he begins painting, sometimes dropping watercolors on the surface of the canvas. He has chosen watercolor because he can express whole processes of paintings as they are. He includes expression of temporality in his paintings with watercolor technique which is able to perfectly show all brush touches and traces of tiny movements guided by his hand. Objects in the paintings seem they do not expose their clear shapes and they all float but overlapped traces enables them to have indeterminable depth. Like so, Ulrich’s works layered with watercolors seem to imply memories and time coated on natural products and artificial products.

Coincidentally, they both utilize same media, photography, for their paintings. To paint is an act of ‘being connected’ permanently with the visible objects for them. Painting something, this bodily act that is added onto the recorded objects from photographs imprints memories and meanings included there more deeply on the subject of the act. With close links between eyes and hands, this unique labor came with more fascinations than others for them to choose paintings over their existing works on installation and photography.

They prepared a cooperative work for this open studio. The performance is to blow up a balloon while they continues to give their breath once by once. Jang records the performance in the video. Ulrich’s works on videos of marriages seen at moments through the window of the residency can be seen at this exhibition. In the perspective that subject, others and the world are not completely independent, they all are intertwined one another as a textile. Human beings with bodies are deeply involved with the world and connected internally with others. There is none of isolated in my emotions and thoughts, they all are created in an exchange with others. Like in a conversation with someone, we cannot distinguish only our own. This open studio exhibition shows two different works of them but this is a one story that are steeped with thoughts and time they interchanged including for several months they stayed here and further with the past time before they met here first. Both have discussed many times for this open studio exhibition, gave and received inspiration each other and made the whole processes together. Video works of balloon performances and weddings symbolize the process and meaning of the exhibition and ultimately awake the thoughts how the subject, others and the world exist.

Sola Jung(Curator) 2017